[이슈] 올 수능 탐구도, 난이도 조절 '실패'...과목 간 '유불리' 발생

탐구영역 표준점수 최대 10점 차...사실상 과목선택 '복불복'
청와대 청원, "수능 전략적 과목 선택, 학생 장래 피해 줄 것"

경제와 산업 | 2020-12-29 10:35:30

박예진 기자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탐구 영역에서 선택과목 사이에 난이도가 제각각이라는 지적이 이번에도 나온 가운데 수험생들 사이에서 과목 선택이 사실상 '복불복'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등장하고 있다. 대학들은 정시모집에 탐구 과목 점수를 반영할 때 난이도 보정 작업을 한다고 알려졌지만 과목 선택에 따른 학생들의 유불리가 적확히 해소되지는 못한다는게 입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러한 가운데 2022학년 수능부터 국어·수학에도 선택과목제가 도입될 예정이라 수험생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수험생들 사이에서 지난 3일 치러진 2021학년도 수능 탐구 영역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 현상이 빚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탐구 영역에서 선택과목 사이에 난이도가 제각각이라는 지적이 이번에도 나온 가운데 수험생들 사이에서 과목 선택이 사실상 '복불복'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등장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탐구 영역에서 선택과목 사이에 난이도가 제각각이라는 지적이 이번에도 나온 가운데 수험생들 사이에서 과목 선택이 사실상 '복불복'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등장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29일 입시 업계에 따르면, 올해 수능에선 사회탐구 9과목 중 한국지리와 세계지리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둘 모두 63점으로 가장 낮았다. 표준점수 최고점이 71점으로 가장 높았던 사회·문화보다 8점 낮았다.

표준점수는 시험이 쉬워 평균이 높을수록 최고점이 낮아진다. 표준점수 최고점이 낮은 과목에서 문제풀이 실수를 할 경우 등급이 급락할 가능성이 높다.

가령 한국지리와 세계지리에서는 1문제만 실수하더라도 수험생은 1등급을 받지 못한다. 특히 세계지리에서는 1문제 틀린 학생은 2등급이 아닌 3등급으로 2단계 하락한다.

과학탐구 8과목 중에서는 물리학Ⅱ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62점으로 가장 낮았다. 최고점이 72점으로 가장 높았던 지구과학Ⅰ보다 10점 차이 났다. 물리학Ⅱ에서도 1문제 틀린 학생은 바로 3등급을 받았다.

물론 주요 대학들은 탐구과목 점수를 정시모집에 반영할 때 과목 사이 난이도를 보정하는 작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입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과정도 실질적으로 과목 선택으로 빚어지는 유불리를 온전히 해소하지 못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에 따른 피해는 수험생들 몫이다. '전략적 선택'이 아닌 단순 지적 호기심에 특정 탐구 영역을 선택한 학생들이 한국교육평가원의 난이도 조절 실패로 과목 사이 유불리가 발생한다는 점에 불만을 쏟아내는 이유다.

또 수험생들은 선택과목 중 어려운 과목을 선택해 시험을 잘 보는 것이 유리하지만 '어떤 과목이 내년에 어렵게 나올지 미지수'이기 때문에 결국 스스로가 잘하는 과목을 선택해 최선을 다하는 수 밖에 없다.

올해 수능을 치른 한 고3 학생은 "평소 관심이 있어 수능에서 물리학Ⅰ을 선택했는데, 시험이 쉬워 표준점수 최고점이 낮았다"며 해당 과목을 선택한 것을 후회한다고 전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난이도 조절 실패로 수능 탐구 선택과목 간 유불리가 발생했다며 '대학수학능력시험 탐구 유불리에 대한 공식입장 발표를 촉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게시자는 이 청원에서 "물리를 선택하는 아이들의 상당수가 물리와 수학을 좋아하고 앞으로 우리나라의 기초과학을 이끌 인재들"이라며 "앞으로도 이렇게 물리 선택자들이 입시에 불리해진다면 물리를 좋아하고 공대에 진학하고 싶은 학생들도 자신의 지원학과와 관련 없는 지구과학과 생명과학을 선택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수능 탐구 영역 과목을 전략적으로 선택하는 행태가 향후 학생 장래에 피해를 줄 것이라는 이야기다.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 논란은 매년 되풀이되는 고질적인 문제다. 작년 수능 수능에서도 사회탐구 과목 간 표준점수 최고점이 10점, 과학탐구의 경우 8점 벌어졌다.

내년에도 이러한 수능 탐구영역 '복불복'은 선택과목제도가 확대로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문·이과 통합과 학습 부담 감축을 위해 국어와 수학에도 2022학년도 수능부터 '공통과목+선택과목' 체계를 도입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한 입시 전문가는 "수능 선택과목 난이도에 관한 지적이 매년 되풀이 되는 가운데, 내년 수능에서는 국어와 수학에도 선택과목제가 도입돼 '복불복'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우려했다.

박예진 기자 postmoney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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