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원중, 혁신학교추진 '논란'..."마을결합학교 사실상 철회"

교육청 담당과장 "학부모 반대의사 있으면, 추진 않겠다"
학부모 "교육청·학교의 졸속 행정"

경제와 산업 | 2020-12-09 15:34:11

박예진 기자

서울 서초구 경원중학교의 혁신학교 추진을 둘러싸고 학교와 교육청, 학부모 사이 갈등의 골이 깊어지자 경원중 교장·학교운영위원장·서울시교육청 담당과장을 주축으로 하는 3자 합의문이 나왔다. 합의문에 따라 사실상 혁신학교 지정이 철회될 것으로 보인다.

경원중은 내년 3월부터 서울시교육청가 진행하는 새로운 혁신학교 유형인 ‘마을결합혁신학교’로 지정될 예정이었다.

마을결합혁신학교는 마을과 함께 협력하는 학생·지역사회 친화 학교다. 문제는 학부모들 사이에서 "혁신학교로 지정되면 학생들 학력 수준이 떨어진다"는 우려가 나오고 나서부터 붉어졌다. 학력이 저하되면 입시에 불리할 수 있다는 거부감이 작용한 것이다.

서울시교육청 시민청원란에는 '경원중 혁신학교 지정 결사반대'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청원인은 "인근 4지구 이주를 틈타 학부모 및 지역민 몰래 혁신학교로 바꾸려 한다"며 "여긴 혁신 필요 없으니 혁신학교 즉각 철회하라"고 적었다. 해당 청원은 이미 1만2천 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동의를 얻었다.

서울 서초구 경원중학교의 혁신학교 추진을 둘러싸고 학교와 교육청, 학부모 사이 갈등의 골이 깊어지자 3자 합의문이 나왔다. 합의문에 따라 향후 혁신학교 추진이 무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 =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경원중학교의 혁신학교 추진을 둘러싸고 학교와 교육청, 학부모 사이 갈등의 골이 깊어지자 3자 합의문이 나왔다. 합의문에 따라 향후 혁신학교 추진이 무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 = 연합뉴스


혁신학교 지정을 향한 반발이 거세지자 서울시교육청과 경원중은 학부모 의견을 다시 수렴해 혁신학교 추진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지난 7일 경원중 교장과 학교운영위원장, 서울시교육청 교육혁신과장은 ‘학부모 의사 결정이 있는 경우 이를 추진하지 않기로 한다’는 3자 합의문을 내놨다.

교육혁신과장은 "이번 결정은 경원중을 조속한 시일 내에 정상화하겠다는 큰 방향에 맞춰 마련됐다"고 의의를 전했다.

그는 "경원중은 마을 결합 혁신학교에 대해 학부모의 반대 의사가 있을 경우 이를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며 "학부모와 지역 주민들의 의견에 따라 학교운영위 심의 등 공식 절차를 통해 관련 행정 절차를 진행하겠다" 밝혔다.

이에 따라 사실상 혁신학교 지정이 무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서울시교육청과 학교는 혁신학교 추진 절차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서울시교육청과 경원중에 따르면, 지난 9월 경원중 혁신학교 공모 신청을 위해 실시한 의견수렴 과정에서 재직 교사 80%가 지정에 동의했다. 학부모 동의 비율도 986명 중 636명인 69%로 나타났다.

반면 학부모들은 해당 절차가 '졸속 행정'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학교 측에서 제대로 된 안내를 하지 않고 설문조사를 진행했다’는 주장이다.

한 학부모는 “단지 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다는 안내문을 보고 혁신학교에 대해 모른 채 동의를 선택하거나 ‘마을결합중점(혁신)학교’라고 애매하게 표기해 잘 모르고 투표를 했다는 학부모들이 상당수”라며 의견을 전했다.

다른 학부모는 “학교가 설문조사 회신기간이 끝나기도 전인 지난 9월 2일 오후 학교 운영회를 열어 혁신학교 신청을 통과시켰지만, 이를 학부모들에게 전혀 안내하지 않았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뒤늦게 사실을 알게 된 학부모들이 학교에 민원전화를 쏟아내자 지난 11월 30일에서야 e알리미에 ‘이미 지정됐으며 일부 여론에 동요하지 마라’는 공지가 올라 왔다"고 덧붙였다. 학운위가 날치기로 혁신학교를 통과시켰다는 주장이다.

박예진 기자 postmoney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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