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③ '네이버 플러스' vs '로켓 와우' 어떻게 커머스미디어에 도전할까

거래액의 '네이버', 멤버십의 '쿠팡'

라이프스타일 | 2020-12-02 02:20:00

안희주 기자

OTT 시장에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구독형 VOD가 원톱체제로 끌고 왔던 글로벌 OTT 산업이 커머스형(CVOD)로 체질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구독형 VOD의 한계에 이어 커머스와 이종결합에 나서는 OTT산업의 현황을 분석한다.

해외 커머스 미디어 시장에서는 유통공룡 아마존이 선전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시장에서는 네이버와 쿠팡이 2파전을 벌이고 있다. 거래액에서는 검색강자 네이버가 쿠팡을 앞선다. 커머스 미디어의 자물쇠 효과(Lock-In effect)를 기준으로 둘을 보면 유통강자 쿠팡이 우세하다. 아울러 네이버와 쿠팡이 커머스 미디어 시장에 진출하는 전략으로 '콘텐츠 확보'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커머스 미디어 시장의 성장은 콘텐츠 제작사에게 호재로 작용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 온라인 커머스 시장에서는 거래액을 기준으로 네이버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거래액 20.9조 원을 달성하며 1위에 올랐다. 그 뒤를 쿠팡(17조 원)이 뒤따른다. 이어 이베이(16.9조 원), 11번가(9.8조 원), 위메프(6.2조 원) 순이다.

거래규모에서 쿠팡은 2인자지만 멤버십 점유율에서는 강자다. 국내 온라인 커머스 멤버십을 이용하는 사람 중 절반에 가까운 48.9%가 쿠팡 멤버십 '로켓와우'를 이용한다. 네이버 멤버십 '네이버 플러스'는 8.4%에 불과해 쿠팡과 약 6배 차이난다. 쿠팡이 커머스 업체로서 점진적으로 성장해왔고, 네이버는 지난해부터 커머스 부문을 키워왔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납득이 가는 수치다.

2019년 국내 이커머스 거래액(좌)와 2020년 국내 이커머스 멤버십 점유율(우) 표 = 흥국증권 리서치센터
2019년 국내 이커머스 거래액(좌)와 2020년 국내 이커머스 멤버십 점유율(우) 표 = 흥국증권 리서치센터
쿠팡과 네이버는 전문분야가 다르다. 산업 사이 경계가 희미해졌지만, 본래 쿠팡은 '이커머스'가 주력이고 네이버는 '검색'이 핵심무기다. 온라인 커머스 시장에서 '고객여정지도(customer journey map)'를 기준으로 둘을 바라보면, 쿠팡은 쇼핑 뒷단인 유통에서 강자고 네이버는 쇼핑 앞단인 검색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네이버 쇼핑의 검색기능과 쿠팡의 로켓배송은 업계 최고로 꼽힌다.

비즈니스 양상이 다른 두 회사이지만, 커머스 미디어에 도전하는 전략은 둘이 비슷하다. 쿠팡과 네이버 모두 '콘텐츠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우선 네이버는 CJ와 6천억 원 규모 지분 맞교환을 진행해 커머스 미디어 시장에 진출하는 판을 짰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가 '혈맹'을 맺었다고 분석한다. 네이버가 다른 기업과 지분을 맞교환한 사례 중 최대 금액이기도 하지만, 두 회사가 서로의 빈틈을 채우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7천만 명에 가까운 이용자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IP를 선별해 유통할 수 있는 힘이 있다. CJ는 스튜디오 드래곤 tvN, 티빙 등을 확보하고 있어 국내에서는 콘텐츠 강자로 꼽힌다. 또 네이버가 약했던 '오프라인 유통망'도 보유하고 있다.

이 사건 이후 지난 4월부터 네이버와 CJ대한통운은 브랜드 스토어를 넘어 중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풀필먼트(물류 일괄 대행) 서비스을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 쇼핑에서 상품을 주문하면 CJ대한통운 풀필먼트 센터에서 24시간 안에 전국으로 배달하는 서비스다. 정리하면 네이버는 CJ의 콘텐츠를 수급받으면서 동시에 쿠팡의 '로켓배송'에 도전하는 것이다.

쿠팡은 콘텐츠 빈틈을 해외에서 찾았다. 지난 7월 쿠팡은 동남아시아 OTT 플랫폼인 훅(HOOQ)을 인수했다. 유통기업 아마존이 OTT 플랫폼 아마존 비디오를 내놓듯 업계 전문가들은 쿠팡이 이른바 '아마존 웨이(Amazon Way)'를 걷고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쿠팡은 '훅'외에도 온라인음악서비스제공업과 기타 부가통신서비스(온라인 VOD 콘텐츠 서비스)를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특허청에는 '로켓와우 플레이'와 '쿠팡와우 플레이' 등 상표도 출원했다. 동영상과 음악 서비스 모두 포섭하려는 쿠팡의 포석이다. 아마존이 자물쇠 효과를 꿰하며 재미를 봤듯, 쿠팡도 기존 플랫폼 파워를 기반으로 소비자를 자신의 플랫폼 안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플랫폼 사이의 싸움에서 콘텐츠 제작사는 어부지리를 취한다. 커머스 미디어 시장에서 콘텐츠 확보 전쟁은 콘텐츠 수요를 늘린다. 각 플랫폼이 자사 역량으로 어느정도 감당할 수 있겠지만 양질의 콘텐츠를 꾸준히 제작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콘텐츠의 흥망성쇠는 그 누구도 명확하게 점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양질의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콘텐츠 제작사는 안정적으로 콘텐츠를 공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한국드라마 프로젝트의 마진률을 최대 20~30%까지 올린 사례도 왕왕 등장했다.

안희주 기자 postmoney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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