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의 말 한마디로 세계 최대 규모 IPO(기업공개)가 무산 위기에 빠졌다.
3일(현지시간) 상하이와 홍콩 증권거래소는 5일로 예정됐던 앤트그룹의 상장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상장 기한을 밝히지 않아 사실상 무기한 연기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상하이 증권거래소는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증권감독관리위원회·은행관리감독위원회·외환관리국 등 4개 기관이 앤트그룹 경영진을 면담한 것과 관련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금융당국이 앤트그룹 기업공개를 돌연 중단시킨 건 지난달 24일 앤트그룹의 실질적인 경영권을 가진 마윈이 공식 석상에서 한 발언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마윈은 상하이에서 열린 와이탄 금융서밋에서 "좋은 혁신가들은 감독을 두려워하지만, 뒤떨어진 감독을 두려워한다"며 "기차역을 관리하는 방식으로 공항을 관리할 수 없듯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미래를 관리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중국 금융당국이 지나치게 보수적인 감독 정책을 취하고 있다는 의미를 담아 당국을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당시 마윈의 발언은 중국에서 큰 파장을 일으켰다.
앤트그룹 상장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시장에도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앤트그룹 지분 33%를 보유하고 있는 알리바바는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된 알리바바 주가는 8.1% 급락해 281.5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알리바바 주가가 이처럼 급락한 것은 2015년 1월 29일 이후 5년 9개월 만이다. 알리바바 지분의 4.2%를 보유한 마윈도 30억 달러(3조 4,000억 원) 손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앤트그룹은 이달 중 세계 IPO 사상 최대 규모인 345억 달러(한화 39조 원)를 조달할 계획이었다. 인터넷 일반 공모주 청약에는 510만 5,600여 명이 몰리며 약 900:1의 경쟁률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 금융당국의 갑작스러운 IPO 중단 결정으로 앤트그룹 투자자들은 패닉에 빠졌다.
앤트그룹은 투자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에서 "투자자들에게 불편을 초래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두 증권거래소의 해당 규제에 따라 후속 문제를 적절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광범 기자 postmoney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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