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상온에서 작동하는 양자 프로세서 기술 개발 성공

경제와 산업 | 2020-10-29 15:59:33

차진희 기자

실리콘 광집적회로 칩에 입출력 다채널 광섬유를 결합 실장한 모습 / 사진제공=ETRI
실리콘 광집적회로 칩에 입출력 다채널 광섬유를 결합 실장한 모습 / 사진제공=ETRI
국내 연구진이 매우 낮은 온도에서만 작동하는 양자 프로세서를 상온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기술 개발로 국내 양자 인터넷 기술 경쟁력이 강화되고 양자 정보통신 상용화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실리콘·질화규소를 이용해 양자 인터넷 구현에 필요한 광원소자와 광집적회로를 개발하고 이를 이용해 양자 게이트(CNOT)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양자 인터넷은 양자 중첩 등 양자역학 현상을 활용해 양자 데이터를 전달하는 새로운 인터넷 기술이다. 기존 인터넷보다 데이터 전송의 보안성을 높이면서 계산 능력도 향상할 차세대 정보통신 인프라 기술로 평가받는다.

양자 정보통신은 이온 포획, 초전도체, 양자 광학 등 다양한 방식으로 구현 가능하다. 이온 포획과 초전도체 방식은 특성상 –272.9℃ 극저온 환경에서 원활하게 작동한다. 또한, 자기장, 전류 등 외부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실험 환경을 갖추는 데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연구진은 양자 광학 방식으로 기존 양자 정보통신 기술의 한계를 극복했다. 양자 광학 방식은 주변 환경에 영향을 덜 받아 상온에서 작동하며 작은 크기로 집적하기도 쉬워 상용화에 유리하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내에서 광집적회로 양자 게이트 기술을 처음 구현한 사례로 더욱 의미가 있다.

고전 정보는 0 혹은 1중 확정된 상태를 지닌 비트(bit)를 OR, AND 등 논리 회로인 게이트를 활용해 연산한다. 반면 양자 정보는 0 혹은 1 상태가 확정되지 않은 큐비트를 CNOT 등 양자 게이트를 활용해 계산한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광자 쌍을 만드는 '양자 광원 소자'를 개발했다. 양자 데이터를 전달하기 위해 빛의 최소 단위이자 큐비트 역할을 하는 광자를 한 개씩 생성하는 '레이저 총'을 개발한 셈이다. 양자 광원 소자는 얽힘 상태에 있는 광자 쌍을 1:700 비율로 생성할 수 있다.

ETRI는 광 전송손실 특성이 좋은 실리콘과 질화규소로 광집적회로를 만들었다. 양자 광원 소자에서 만든 단일 광자 쌍을 이 회로에 입력하면 양자 간섭 현상을 통해 양자 상태를 제어할 수 있다. 광집적회로를 활용하면 양자정보처리 연산 중 하나인 CNOT 양자 게이트 구현이 가능하다. 특히, 질화규소 광도파로를 활용한 광집적회로로 CNOT 양자 게이트를 구현한 것은 세계 최초다. 연구진이 개발한 회로로 게이트를 작동한 결과 신뢰도는 최대 81%를 기록했다.

주정진 ETRI 양자광학연구실장은 "양자 인터넷 핵심 기술 개발·산업화에 국내 반도체 산업의 강점을 활용해 우리나라가 미래 인터넷 강국의 선도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향후 연구진은 양자 광원 소자의 광자 쌍생성 비율을 개선하고 광도 파로의 전파 손실률을 낮추면서 게이트 신뢰도는 99% 이상으로 높이는 등 양자 인터넷 관련 후속 연구를 계속할 계획이다.

차진희 기자 postmoney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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