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전용모 기자] 1996년 미국 의회는 Prison Litigation Reform Act(PLRA)를 통과시켰다. PLRA는 수형자가 연방 법원에 교정 처우 관련 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교정시설 내부 불복 절차를 모두 소진해야 하며, 심각한 신체 피해 없이는 감정적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도록 제한했다. 1990년대 연방 법원에 쏟아진 수십만 건의 수형자 소송에 대응하기 위한 입법이었다.
PLRA의 효과는 엇갈린 평가를 받는다. 소송 건수 감소라는 법적 효과는 달성됐지만, 교정시설 내 정당한 권리 침해에 대한 법적 구제 접근성도 함께 낮아졌다는 비판이 있다. 특히 내부 불복 절차 소진 요건은 교정시설이 내부 절차를 방해하면 수형자가 법원에 접근조차 할 수 없는 구조를 만들었다. 수형자 권리 소송 수를 줄이는 것이 교정 인권 보호에 기여하는지는 별개 질문이다.
한국에서도 과밀수용 국가배상 소송 200건에서 법무부가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구조가 사실상 권리 구제를 봉쇄하는 효과를 낳고 있다. 수형자의 권리 구제 청구를 촉진할 것인지, 제한할 것인지는 가치 판단이 포함된 정책 문제다. 그러나 권리 구제를 제한하더라도 교정 처우의 실질적 개선이 동반되지 않으면 불만이 다른 형태(폭행, 규율 위반)로 표출될 위험이 있다.
7단계 규율•징벌•권리구제에서 PLRA의 30년 경험이 주는 교훈은, 소송 수를 줄이는 것보다 권리 침해가 발생하지 않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근본 해법이라는 것이다. 인권위 진정 4,887건이 3년 연속 증가하는 것은 수형자 불만을 표출할 합법적 경로가 있다는 것이기도 하다. 이 경로를 통해 실질적 개선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소송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전용모 로이슈(lawisu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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