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심층 | 7단계: 규율·징벌·권리구제] 1. 인권위 진정 4,887건 3년 연속 증가, 권고 수용률은 76.9%로 하락, 제도의 실효성을 묻는다

수용자 인권 침해 진정 증가·교정 당국 수용률 감소의 역설, 정재민 변호사 "유명무실화 우려

범죄와사회 | 2025-03-10 17:36:00

전용모 로이슈(lawisuue) 기자

[로이슈 전용모 기자] 2025년 3월, 법무부가 발간한 2025 교정통계연보에 따르면 교정시설 수용자들의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건수가 2022년 4,187건, 2023년 4,530건, 2024년 4,887건으로 3년 연속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교정시설의 인권위 권고 수용률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2022년 94.4%(34건 중 수용)였던 수용률이 2023년 78.3%(36건 중 수용)로 급락했고, 2024년에는 76.9%(30건 중 수용)까지 낮아졌다(더시사법률, 2026. 2. 10.; 더시사법률, 2026. 3. 17.). 수용자들은 더 많이 진정을 제기하지만, 교정 당국은 점점 덜 받아들인다는 것을 이 숫자가 말해준다.

인권위의 권고에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구조적 한계가 이 현상의 근본 원인이다.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5조에 따르면 인권위의 결정은 법적 구속력이 없는 권고나 의견 표명에 그친다. 교정시설이 권고를 따르지 않더라도 직접적인 제재나 불이익은 없다. 전 법무부 송무심의관 출신 정재민 변호사는 "인권위 권고는 사실상 강제력이 없고 권고 불이행에 대한 실질적 제재도 없다 보니 교정현장에서는 인권위 결정을 참고사항 정도로 여기고 마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 같다"며 "더 큰 문제는 인권위 등에 인권침해를 신고한 수용자가 보호받기는커녕 사실상 불이익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들이 생기고 있다"고 지적했다(더시사법률, 2026. 2. 10.).

실제로 수용자들 사이에서는 "진정을 넣으면 오히려 문제수로 분류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는 증언도 나온다. 최근 출소한 A씨는 "진정을 넣으면 추후 관리 대상으로 분류되는 등 불이익이 뒤따를까봐 대부분 포기한다"고 전했다(더시사법률, 2026. 2. 10.). 인권위 진정 제도가 수용자 권리 보호의 최후 수단으로 기능하려면 진정 제기로 인한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교정시설이 실질적으로 보장해야 한다. 인권위는 2024년 7월 인권위 진정 후 보복적 처우 금지 원칙을 형집행법 개정안에 반영하라고 법무부에 권고한 바 있다(국가인권위원회, 2024. 7. 5.).

인권위 진정이 반영되지 않는 또 다른 사례는 과밀수용 관련 국가배상 소송에서 드러난다. 2020년부터 현재까지 접수된 관련 소송은 200건에 달하며 실제 원고 수는 수천 명에 이른다. 그러나 소송의 핵심 증거인 거실 면적과 수용 인원 자료를 법무부가 제출하지 않고 있다. 법무부는 "수용 인원은 시시각각 변동되어 별도 자료를 만들어야 하고 개인정보 문제도 있다"며 거부하고 있다(더시사법률, 2025. 10. 12.). 권리 구제 경로가 있어도 그 경로를 막는 구조가 동시에 존재하는 것이다.

7단계 규율·징벌·권리구제에서 2025년 3월의 핵심 과제는 인권위 진정 제도의 실질화다. 권고 수용률을 높이기 위한 법적 장치, 진정 후 보복 처우 금지의 명시적 규정화, 인권위 권고 이행 모니터링의 공개화가 병행되어야 한다. 정재민 변호사의 말처럼 이 구조가 개선되지 않으면 헌법이 보장한 기본적 권리가 교정시설 안에서 무력화되는 심각한 결과를 낳는다.



전용모 로이슈(lawisu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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