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전용모 기자] 호주는 1999년 뉴사우스웨일스(NSW)주를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마약법원(Drug Court) 제도를 도입했다. 마약법원은 약물 관련 범죄로 기소된 피의자를 전통적인 형사법원이 아닌 전문 법원에서 심리하고, 징역 대신 집중적인 치료 프로그램과 정기적인 법원 출석 의무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판사가 치료 진행 상황을 직접 모니터링하며, 프로그램 이수에 실패하면 원래의 형사 처벌로 돌아가는 구조다(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마약류사범 처우 연구, 2024).
호주 마약법원의 25년 성과는 주목할 만하다. NSW 마약법원의 연구에 따르면 프로그램 이수자의 2년 내 재범률이 일반 교도소 출소자 대비 현저히 낮다. 동시에 구금 비용을 절감하고 법원 업무 부담을 줄이는 경제적 효과도 확인됐다. 마약법원은 단순히 처벌을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판사와 피의자 사이의 정기적 관계 형성을 통해 치료 동기를 유지시키는 사법 치료 모델이다.
한국에서는 아직 마약 전담 법원이 없다. 그러나 2025년 1월 확정된 제1차 마약류 관리 기본계획과 2025년 2월 시행된 마약류관리법 개정에서 사법-치료-재활 연계를 강화하는 방향이 명시됐다. 법원 단계에서의 마약류 재활 치료명령 부과, 집행유예 조건으로의 치료프로그램 이수 의무화, 호주 마약법원과 유사한 전문 법원 또는 전문 재판부 도입이 중장기 과제로 논의되고 있다(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마약법원 도입 타당성 검토, 2024).
11단계 보호관찰·사후관리의 관점에서 호주 마약법원 모델이 주는 교훈은 사법의 역할이 판결 선고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판사가 치료 과정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진전에 격려를 보내며, 실패에 단계적으로 대응하는 치료 사법(Therapeutic Jurisprudence) 접근이 마약사범 재범 방지의 효과적인 경로임을 보여준다. 한국에서도 마약 전담 재판부 도입과 조건부 처분의 사후 모니터링 강화가 검토되어야 한다.
전용모 로이슈(lawisu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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