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심층 | 5단계: 작업•교도작업] 11. ILO 협약 제29호•105호, 강제노동 금지와 수형자 노동의 국제 기준

ILO 강제노동협약이 수형자 교도작업에 미치는 영향과 자발성 원칙의 쟁점

범죄와사회 | 2025-02-10 12:28:00

전용모 로이슈(lawisuue) 기자

[로이슈 전용모 기자] 국제노동기구(ILO) 강제노동협약 제29호(1930년)와 강제노동 폐지협약 제105호(1957년)는 모든 형태의 강제 또는 의무 노동을 금지한다. 그러나 이 협약들은 법원 판결에 따른 형벌로서의 강제 노동을 금지 대상에서 제외하며, 이때 수형자는 개인이나 기업이 아닌 공공 기관의 감독 및 통제 하에 두고 민간 기업에 임대되거나 처분되지 않을 것을 조건으로 한다. 이 예외 조항이 교도작업의 법적 허용 근거이지만, 동시에 한계이기도 하다.

한국의 교도작업에 이 기준이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살펴보면, 교도작업의 상당 부분이 민간 기업으로부터 위탁받은 제조 작업임을 확인할 수 있다. 민간 기업이 교도소 내에 설치한 작업장에서 수형자들이 생산한 상품이 외부 시장에 유통된다. ILO 감독기관은 이러한 형태가 수형자를 민간 기업에 사실상 임대하는 구조가 아닌지 점검하도록 권고한다. 공정한 보수(fair remuneration) 지급과 자발적 동의가 이 구조의 합법성을 결정하는 핵심 조건이다.

2025년 2월 희망법·민변이 제기한 진정에서 주 90시간 노동과 최저임금의 1/15에 불과한 보수는 ILO 강제노동협약의 공정 보수 원칙에 배치된다. 자발성 문제도 있다. 형집행법은 수형자에게 작업 의무를 부과하고 있어(제66조), 수형자가 작업을 거부하면 처우상 불이익이 발생한다. 완전한 자발적 동의를 전제로 하는 ILO 기준과의 긴장이 존재한다.

5단계 작업·교도작업에서 ILO 협약의 시사점은 수형자 노동을 노동권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법적으로 수형자의 작업은 형 집행의 일환이지만, 그것이 인간 존엄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공정한 보상이 제공될 때 재사회화에 기여한다. 작업장려금의 현실화, 작업시간 준수, 안전한 작업환경 보장은 ILO 협약의 정신을 교정 현장에서 구현하는 과제다. 2025년 2월 진정이 한국 교도작업 개혁의 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전용모 로이슈(lawisu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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