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전용모 기자] 2025년 2월 희망법·민변이 제기한 교정시설 수형자 인권 진정은 여러 중요한 법적 쟁점을 제기했다. 첫 번째 쟁점은 형집행법 제71조 위반 여부다. 취사장에서의 주 90시간 노동이 법정 상한(주 52시간, 운영관리 작업 12시간/일)을 초과한다면 이는 법 위반이다. 그러나 교도관 입회 하에 작업 시간이 기록되는 교정시설 특성상 초과 작업의 입증과 책임 소재가 쟁점이 된다.
두 번째 쟁점은 수형자에게 헌법 제32조의 근로의 권리와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는지 여부다. 현행 법 해석에서 수형자의 교도작업은 노동 계약이 아니라 형 집행의 일환으로 보기 때문에 근로기준법의 직접 적용 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희망법·민변은 강제노동에 해당하더라도 적절한 작업시간과 안전한 작업환경, 공정한 보수가 국제인권기준상 보장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논리는 유엔 만델라 규칙과 ILO(국제노동기구) 강제노동 협약의 적용 가능성을 근거로 한다.
세 번째 쟁점은 작업장려금의 법적 성격이다. 현재 작업장려금은 수형자의 노역에 대한 임금이 아닌 재량적·시혜적으로 지급되는 형태로 운영된다. 독일 연방헌법재판소가 이미 낮은 수형자 급여가 헌법상 재사회화 명령에 위배된다고 판결했고, 우리 헌법도 제10조 인간 존엄과 제32조 근로의 권리를 명시하고 있다. 수형자의 노동에 최소한의 공정한 보수 기준을 법률로 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논거다.
7단계 규율·징벌·권리구제에서 이 진정의 의미는 수형자의 권리 구제 경로가 실제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데 있다. 수형자가 직접 권리를 주장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공익 법률단체가 대리해 진정을 제기하고 공론화를 이끈 것은 교도작업 인권 문제를 사회적 의제로 올린 의미 있는 사례다. 인권위가 이 진정에 어떤 결정을 내리는지, 법무부가 어떻게 대응하는지가 수형자 노동권 보호 수준을 결정할 것이다.
전용모 로이슈(lawisu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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